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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부천을 사랑한 남자, 부천FC 정해춘 대표

기사승인 2018.01.23  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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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정재현 부천시의원(원미1동, 역곡1·2동, 춘의동, 도당동)의 블로그에 실린 기사를 정 의원의 허락을 받고 게재합니다.<대담: 정재현 부천시의원, 정리:최수진 프리랜서>

   
▲ 자전거와 축구를 사랑하는 부천 FC 정해춘 대표이사

"나이를 먹을수록 즐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취미로 자전거를 타고, 축구를 사랑한다. 업무 시간을 제외하곤 부천FC가 그의 생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는 부천FC1995 정해춘(부천시 송내2동, 61세) 대표이사이다.

   
▲ 정해춘 대표이사ⓒ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아들과 함께하는 '축구 사랑'

그의 본업은 파이프를 만드는 일이다. 원재료인 철판을 자르고 돌려서 용접해 의자나 책상 다리 등에 쓰이는 얇은 파이프를 만든다. 굵은 것들은 비교적 만들기 쉽지만 얇은 것은 어렵다. 그는 전국에서 파이프 만드는 걸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회사 이름은 '덕산 파이프'. 덕산 파이프의 대표가 어떻게 부천FC1995(이하 부천FC)의 대표가 되었을까.

그가 처음 축구장에 발을 들인 것은 아들 덕분이었다. 정 대표와 아들 정재영씨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를 함께 즐겼다. 재영씨가 초등학생 시절에는 전철을 타고 부천에서 잠실을 오가며 야구를 보러 다녔다. 그런데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부터는 축구에 빠지며 축구장에 발을 들인 것이다.

"아들이 축구 경기 공짜표가 생겼다며 주말이면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살더라고요. 동네 운동장을 다닐 땐 괜찮은데 지방 원정 경기까지 따라 가는 걸 보고 불안해서 같이 운동장에 와봤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걱정스런 마음으로 따라왔지만 걱정은 안심으로 바뀌었다. "운동장은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풀기에 최적의 장소더라고요. 그래서 일주일에 3시간 신나게 놀고 오라고 했는데 같이 다니다 보니 오히려 제가 더 축구에 빠지게 됐어요." 아들의 축구 사랑이 아버지에게 전염된 것이다.

축구를 통해 부자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 "아들이 크면 서로 할 말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저희는 그렇지 않았어요. 아들과 축구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 할 이야기가 많았거든요. 축구 얘기도 하고 인생 얘기도 하다보면 자연스레 대화가 길어집니다." 그에게 축구가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부천FC의 시작과 행보

그러던 2006년 어느 날 부천 축구팀을 응원하던 열혈 팬 정대표 부자에게 청천벽력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부천에 자리 잡고 있던 부천SK라는 팀이 갑자기 제주로 연고를 이전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아들은 그에게 “이사 가자!”고 말했다.

사실 그의 고향은 경기도 파주다. 하지만 친척 어른이 하던 철강회사에 일을 배우기 위해 부천에 왔다. 부천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당시 부천에 산지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이미 부천은 그에게 고향 같은 곳이었다. 그리고 그런 부천에 사랑하는 축구팀이 있어 자부심이 컸다. 생활에 활력도 됐다. "지역에 축구단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단결심과 애향심을 갖게 해주는 게 얼마나 좋습니까. 경기 보면서 시민들은 스트레스도 풀고, 정말 건전하고 좋은 취미인데 우리 지역 축구팀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어떻게든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라며 당시 부천FC1995를 다시 꾸리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부천FC1995라는 팀을 창단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SK에서 10여억 원을 연고이전에 대한 사과의 의미로 받아냈지만, 부천시와의 연고지 협약은 받아들여지질 않았다. 부천에서 힘을 써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 당시 부천원미을(신도시) 국회의원이던 배기선 국회의원을 찾아갔다. 그제야 2006년에 SK가 이적하고 일 년 반이 지나도록 해결되지 않던 일들이 속도가 나기 시작했다. 

2007년 12월 드디어 구단이 창단했고, 2008년부터는 아마추어 리그인 K3에 출전했다. 당시 초대 감독은 곽창규 감독으로 규모는 30명 정도였지만 전업선수는 없었다.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선수는 고작 20여 명 남짓으로 평일에 직장에서 일을 하며 주말에만 뛰는 선수들이었다.

열악한 상황에서 팀을 꾸려가던 중 부천 시장이 지금의 김만수 시장으로 바뀌고 의기투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만수 시장과 지역 여러 인사들의 도움으로 2012년부터 구단을 리빌딩하고 그 역시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2013년 프로무대인 K리그 챌린지에 참가할 수 있었다. 이는 국내 프로 스포츠 역사에서 팬들이 창단한 아마추어 구단이 프로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사례다.

   
▲ 정해춘 대표이사-부천FC 문기한 주장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2018년 예상 성적은 4위

부천 FC1995가 K3리그에서 거둔 제일 좋은 성적은 5위다. 그런데 2013년 프로 데뷔 이후 2016년 송선호 감독 시절에는 리그 3위까지도 올라갔다. 10년 사이 팀이 많이 성장한 것을 느낀다. 지난 10년의 기간 중 정 대표가 가장 기분 좋게 기억하는 경기는 '전북을 잡았을 때'다. 아시아 최강팀인 전북현대와 부천FC1995는 전체 선수 연봉으로만 비교해도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그런 전북을 부천이 두 번이나 잡으며 '전북 잡는 킬러'가 됐을 때는 월드컵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어쨌든 부천FC의 성적은 상승세다. 핵심 외국인 선수가 빠졌지만 앞으로 성적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는 문기한 선수가 빠지면 경기가 안됐는데, 올해는 빠진 이가 없어요. 이번에 괜찮은 선수들이 많이 왔어요. 선수들이 자신과 싸워서 이길 정신으로 하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이번 시즌을 전망했다. 

그는 조심스레 올해 성적을 4위로 전망했다. "1위하면 예산부담도 있고 우리 형편으로 클래식에 가게 된다고 해도 몇 년을 버틸 수 있겠냐는 고민이 있죠."

부천FC의 숙제

현재 부천FC 채무는 18억 원 이상이다. 그 중 정대표 개인이 차입해준 채무도 상당하다. "하다 보니 개인 돈이 어디 있습니까. 덕산파이프 회사 돈으로 우선 충당하게 됐어요." 부천시 체육회 다음으로 부천FC 시민주를 가장 많이 가진 사람도 정 대표다.

그런 그를 두고 '왜 저 사람 혼자만 시민주를 많이 사는가'라는 얘기가 나왔다. '많이 사서 자기 것 만들려나?'는 핀잔도 받았다. 당시를 곱씹어보는 그의 표정이 사뭇 심각해진다. 실질적으로 부천FC가 '덕산 파이프 것'이라 해도 되는 거 아니냐는 물음에 그는 손사래를 쳤다.

"아닙니다. 내 것이라 이런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구단은 부천시민의 자산이에요. SK가 '도망'갔을 때 아이들이 충격을 많이 받았어요. 아이들의 꿈을 부셨다는 것, 부천 시민들을 무시했다는 것에 화가 났고, 그것 때문에 축구단을 만들게 됐어요. 활성화 시켜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리는 것 까지가 목표였는데, 여기까지 오게 됐죠."

그는 점점 책임감이 생겼다. 뜻을 함께 했던 배기선 의원도 손을 놓으면서 심적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그가 바라는 건 축구단이 잘 되는 것뿐이다. 그는 부천FC를 시에서 관리하면 훨씬 체계적으로 운영 될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팀이 프로화 되면서 예산이 많이 들어가고 많은 부분을 시예산에 의존해야하다 보니 시 당국이나 시의회 쪽에서 예산만 많이 드는 축구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얘기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하지만 시민 구단으로서의 부천FC는 분명 시를 알리고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그 어느 것보다 많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고려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금 보면 각 기초 지자체 마다 아마추어 K3 리그팀을 운영하거나 새로 만들려고 해요. 우리는 지금 행운아라고 보면 되요. 금방 프로 리그로 올라오고 그런 과정을 보면 행운을 가진 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는 부천FC가 시민들에게 엔도르핀이 되고 지역경제에도 활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부천FC 원동력은 '축구 사랑'

그는 부천 FC의 서포터즈인 헤르메스의 축구사랑을 높이 평가한다. "헤르메스가 축구를 사랑하는 마음은 유별납니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거예요. 부천FC를 구성하고 있는 선수, 감독, 헤르메스 중에 헤르메스가 제일 열심히 해요. 연맹은 헤르메스가 너무 강성이라며 뭐라고 하지만, 욕을 하더라도 헤르메스가 없으면 싱거워서 사람들이 보러 오겠어요? 물론 욕을 너무 심하게 하니까 타이르기도 합니다."

실제로 선수들 중에 헤르메스가 좋아서 오는 선수들도 있다. 그들은 헤르메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고 싶어서 부천으로 온다. 연봉을 1~2천 더 준다는 곳이 있어도 구단 특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 축구단이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축구를 사랑해주는 사람입니다. 그들이 없으면 축구는 없어요. 이제는 부천 시민들께서 축구 사랑하는 마음으로 구단을 끌고 가 줬으면 해요." 담백한 그의 목소리에 축구에 대한 열정이 묻어난다. 그는 축구와 동시에 사람을 사랑하는 분명한 부천사람이다.

   
▲ 정해춘 대표이사(오른쪽)가 김종구 단장(왼쪽)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천타임즈 양주승 기자

 

부천타임즈 webmaster@bucheo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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