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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숙의 숨은 별 찾기-㊹] 목일신의 '심부름'

기사승인 2019.01.24  23: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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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화 일러스트 ⓒ곽주영 기자

      

                               할아버지심부름은 담배심부름
                               앞집의쇠돌이네   가개에가서
                               담배사다드리면   고만이지요

                               어머니심부름은   외가에가기
                               맛조흔것가져가고 날러다주고
                               주고밧고하면은   고만이지요

                               형님의심부름은 실흔심부름
                               머나먼길보내여 물건사오기
                               골나는심부름은 형님심부름

                              누님의심부름은 귓속심부름
                              날몰래숙은숙은 짓거리는말
                              오날밤옥희다려 놀너오라죠

[감상]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는 식구들 얼굴 보기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꼬마들이 있다고 해야 학교로 학원으로 연이어 다니느라 심부름 할 틈이 없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생각해보면 옛날 어린이들은 할아버지 심부름을 하며, 어머니 심부름을 다니며, 또 형님이 시키는 책이나 새로운 물건을 사오는 일 등을 거치면서 사회에서 배워야 할 경험축적을 자연스럽게 한 것 같습니다.

이 시 속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절은 '귓속심부름'입니다. 때로는 비밀얘기도, 중요한 약속도 이 귓속심부름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소통의 창구가 되었으니 얼마나 아름다운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휴대폰이나 메신저 등이 직접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니, 귓속심부름은 점점 줄어들고 있네요. 오늘은 바람이 보내주는 귓속심부름을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들려줘보세요. 쉿! 사랑한다고... 고경숙<시인,부천예총부회장,(사)따르릉목일신문화사업회 이사>
 

덧붙이는 글(편집자주)
국민동요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누가누가 잠자나' 노래말을 지은 故목일신 선생은 1960년부터 1986년까지 26년간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14번지에서 살다가 74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부천 중앙공원과 범박동 현대홈타운 입구에는 목일신 선생의 시비가 세워져 있으며 괴안동에는 목일신공원, 범박동 대로에는 자전거 조형물이,심곡천 시민의 강에는 목일신교(인도교)가 설치되어 있다
   

고경숙 bezital@naver.com

<저작권자 © 부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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