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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숙의 숨은 별 찾기-69] 목일신의 '쓰러졌네'

기사승인 2019.08.09  1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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몃날을겁허겁허 비가오더니
퍼나리는장마비에 우리돌담이
모조리쓰러젓네 허무러젓네

정성드려옵바가 돌담쌋더니
사나운장마비가 얄미운비가
다섯밤도못가서 쓰려바렷네

나흘째겁허겁허 비가오더니
집앞헤백양나무 키장다리가
힘업시쓰러젓네 넘어트렷네

백양나무쓰러진 지나간밤에
건넌집오막사리 순이네집이
비바람에쓰러젓네 허무러젓네

가난한순이네집 쓰러질적에
순이네집식구는 집업서울고
나도나도가여워 눈물지웟네


[감상]
 '쓰러지다'는 서 있던 상태에서 바닥으로 넘어지거나 눕는 모습을 말합니다. 이것은 꼿꼿하게 서있던 모습을 전제로 합니다. 장마가 길어지거나 태풍에 폭우가 겹치면 가끔 담장이 쓰러지거나 나무가 뽑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 번도 이런 피해에 지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건 사람에게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인내' 뒤에 붙어 지혜롭게 이겨낼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열일곱 어린 시인의 주변을 돌아보는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시를 읽으며, 다시 한 번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근성을 배워봅니다. 원래의 꼿꼿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말입니다.당시로선 드물게 명사형 제목이 아닌 '쓰러졌네'라는 시어도 새롭게 읽힙니다.  
고경숙<시인,목일신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부천예총 부회장>

덧붙이는 글(편집자주)
일제에 저항한 항일운동가이며 국민동요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누가누가 잠자나' 등 400여편의 동시를 지은 故목일신 선생은 1960년부터 1986년까지 26년간  부천시 소사구 범박동 14번지에서 살다가 74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부천 중앙공원과 범박동 현대홈타운 입구에는 목일신 선생의 시비가 세워져 있으며 괴안동에는 목일신공원, 범박동 대로에는 자전거 조형물이,심곡천 시민의 강에는 목일신교(인도교)가 설치되어 있다 
     

                                                   

고경숙 bezital@naver.com

<저작권자 © 부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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